소설을 읽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결말이 예상되는데 그렇게 흘러가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 들 때. 제법 긴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전개되지 않길 바라면서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넘겼다. 소설을 읽는데 이야기가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이랄까. 아무튼 그런 소설이다.
이 소설은 안나의 이야기가 아닌 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의 중심에 안나가 있을 뿐이지 안나의 이야기가 아니다. 백혈병을 앓고 있는 케이트, 케이트에게 백혈구, 골수 등을 기증하는 안나, 오빠 제시, 변호사를 그만두고 아이들을 돌보는 엄마 사라, 소방관 아빠 브라이언의 이야기이다.
안나는 백혈병에 걸린 케이트를 치료하기 위해 유전적으로 설계한 맞춤형 아이이다. 안나는 태어나자마자 언니 케이트를 위해 골수 등을 기증하며 살았다. 하지만 케이트가 신장 이식을 해야 할 정도로 악화되자 안나는 케이트에게 신장 이식을 해야 할 상황이 된다. 엄마 사라는 안나의 의사와 상관없이 수술 계획을 잡았고, 안나는 의료 해방을 위해 부모를 고소한다. 이때 안나의 나이는 고작 13살이었다.
우리는 케이트를 살리기 위해 안나의 의사와 안나의 신장 이식에 동의한 부모를 비난할 수 있나? 그리고 의료 해방을 위해 부모를 고소한 안나를 비난할 수 있나? 안나의 고소에는 의료 해방 외에 다른 이유가 있었다. 사실은 케이트가 안나에게 더 이상 기증을 받기를 원하지 않았던 것이다. 케이트는 죽고 싶었고 자신이 죽으면 엄마 사라도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을 안나에게 털어놓았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안나의 가족은 서로를 절대 미워하지 않았다. 서로가 사랑하고 있다는걸 다시 느끼게 되는 시간이 되었다. 판사는 결국 안나의 편을 들어주며 재판은 끝난다. 하지만 안나는 교통사고로 사망하고 안나의 장기는 케이트가 이식받게 된다. 참 먹먹해지는 결말이다.
이 소설은 챕터마다 각 인물의 시점에서 이야기가 진행된다. 각 인물의 심리를 잘 보여준다. 왜 이 인물은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고 이렇게 행동하는 것인지 이해가 된다. 그래서 결말이 더 먹먹하게 다가온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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